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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설명의 정의 및 종류설명은 특정 사건이나 대상에 대하여 자신이 아는 내용을 상대방에게 쉽게 전달하는 전개 방식이다.  설명의 방식에는 정의, 비교, 대조, 유추 분류, 분석, 예시, 인용 등이 있다.동일한 내용을 설명할 때에도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의 정의(definition)는 소주제 또는 그것과 관련된 주요 낱말이나 어구에 대해 뜻매김을 함으로써 단락을 전개해 가는 방식이다.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대상의 범위와 경계를 설정 해주고, 가장 기본적인 특징을 서술해 주는 것이다. 사전, 교과서, 학술 논문, 백과 사전, 조사 보고서, 잡지의 기사문 등을 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서술 방식이 정의이다. 정의를 사용하는 경우는 주제와 관련된 낱말이나 어구에 대해 개념을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다른 논의나 설명이 어려울 때, 혹은 익숙한 말이라 할지라도 필자 나름의 독특한 개념을 제시하고자 할 때이다. 다만 너무 남용하면 글이 교과서처럼 딱딱한 느낌을 주게 된다. 여러 설명 방법 중에서 정의는 단독으로 또는 다른 설명과 어울려서 단락을 이를 수 있다. 단락의 소주제나 그와 관련된 주요 낱말을 정의하는 것이 글의 내용을 전개하는 하나의 기본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는 흔히 도입 단락에서 많이 사용되는 설명 방법이다. 즉 앞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대상에 대해 정확한 뜻매김을 함으로써 논의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데 주로 사용된다.       비교와 대조 비교(comparison)와 대조(contrast)는 설명하려는 사항을 그것과 유사하거나 서로 다른 것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방식이다.  비교가 공통점을 토대로 두 사물을 견주면서 설명하는 방법이라면, 대조는 두 사물의 다른 점을 지적하여 설명하려는 사항을 드러내는 설명 방법이다.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설명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사물들의 유사점을 찾아, 그것을 비교함으로써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설명 방법이 비교이다. 대조의 방법은 이와는 다르게 차이점을 부각시켜 설명하는 방식이다. 실제 글쓰기에서 비교와 대조는 거의 동시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유추 다음으로 살펴볼 방식은 유추이다. 이는 두 개의 사물이 몇몇 성질이나 관계를 공통으로 가지며, 또 한 쪽의 사물이 어떤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경우 다른 사물도 그와 같은 성질 또는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추리하는 일을 의미한다. 유비추리(類比推理)라고도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항과 아직 모르고 있는 사항 사이의 유사성을 검토하여 새로운 사실을 추정하는 글을 쓴다면, 그것은 유추에 바탕을 둔 서술 방식이 된다. 하나의 유(類)에 속하는 종(種)이나 개체(個體)에 적용할 수 있는 명제(命題)는 같은 유에 속하는 다른 종이나 개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유추, 즉 ‘유에 의한 추론(推論)’의 내용이다. 요컨대 유추는 복수(複數) 성질의 상관관계에 관한 추리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들은 일상생활에서 무수한 유추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추는 금방 증명이 될 수 없는 사항의 추정에 사용되는 논리 전개법이다. 이 전개법이 확실성을 지니려면 구체적인 검증을 통해서 증명 될 수 있어야 한다.       분류 분류(classification)는 낱낱이 흩어져 있는 사물을 관계가 있는 것끼리 한데 묶어 유형화 하는 설명의 방법이다.  신문 지면을 섹션별로 나누거나,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정리하는 방식 따위가 분류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분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류는 분석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둘 사이에는 기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분석이 하나의 대상 혹은 개념을 차이점에 따라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라면, 분류는 많은 대상들을 유사점을 바탕으로 묶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분석의 대상이 단수라면, 분류는 복수를 대상으로 한다. 분류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대상을 분류할 방식, 기본적인 범주들에 대한 이해, 분류의 기준과 목적 따위가 그것이다. 분류의 기본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준이 되는 관점에서 분류된 항목들은 반드시 유사점이 있어야만 한다. 둘째, 유형화를 위해서는 한 가지의 분류 기준만을 적용해야 한다. 셋째, 유형들의 경계는 명확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구분이 애매해서 그 적용에 중복되는 항목이 있어서는 안 된다. 넷째, 유형들은 대상 전체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느 유형에도 포함되지 않는 항목이 생겨서는 안 된다. 분류는 무질서하거나 잡다한 대상에 질서를 부여하여 설명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복잡하고 산만해 보이는 대상을 설명하는 경우에 분류의 방법을 사용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대상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즉, 분류를 이용한 글쓰기는 분류 대상에 대한 정의 혹은 간략한 설명, 분류의 기준과 글의 목적 제시, 유형의 제시 및 설명, 마무리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임을 알 수 있다.       분석 분석(analysis)은 사물의 구조를 그 성분에 따라 나누어 밝히는 것으로, 어떤 복합 개념을 작은 요소들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전체를 각각의 부분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해체하는 과정이 바로 분석이다 분석은 어떤 경치나 건물의 구조, 그림이나 사진의 설명뿐 아니라, 논쟁이 될 만한 철학적 문제나 한 편의 영화,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분석 또한 우리 일상에서 널리 이용되는데 여러 종류의 글 속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효과적으로 어떤 대상을 분석하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내가 분석하려고 하는 주제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과학적 사실에 대한 분석인지, 정치나 시사 문제에 대한 분석인지, 아니면 구체적 사건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분석인지에 따라 분석의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이 특정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 할 때 봉착하게 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예상하고 분석에 필요한 생각 들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이 분석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인용 인용(quotation)은 짤막한 이야기, 일화, 명언, 남의 말, 대화 또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 끌어와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인용은 단락을 흥미롭고 실감 있게, 또는 권위있게 전개하는 효과를 낸다. 흔히 인용은 주제를 뒷받침하는 재료로 쓰이나, 때로는 인용문 자체가 그 글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실제 글에서는 인용만으로 단락을 구성하는 일은 드물고 다른 설명의 방식과 결합되어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절한 인용이 장황한 설명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또한 글을 전개함에 있어서 적절한 인용문을 사용하는 것은 설명의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예시 예시(exemplification)는 소주제와 관련된 사항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즉 실제로 목격한 일, 옛날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 신문 잡지나 일반 도서에서 읽은 사건 등을 알맞게 제시하여 주제나 소주제를 실증적으로 설명 하는 것이다. 예시는 정보 전달이나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글에서 많이 쓰인다. 예시를 통해 일반적인 원리나 주장 혹은 법안 등에서 볼 수 있는 막연하고 애매한 부분들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다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것이 이해가 쉬운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추상적인 사항을 구체적으로 풀이해 낼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예시인 것이다. 인용이 원문을 그대로 따오는 것이라면, 예시는 그것을 필자 나름대로 다시 엮거나 해석을 덧붙여서 쓰는 것이 보통이다. 적절하고 실감있는 예시는 추상적인 설명이나 분석보다 훨씬 효과적인 설명 방법이 된다.   출처: 한양대학교 교양국어교육위원회, 『글이 삶이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7, 123~141쪽.  
묘사
묘사의 정의 및 종류  묘사(description)는 대상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다.  묘사는 사물을 추상적 개념으로 풀이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겉모양이나 빛깔 또는 외형적 특징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준다. 대상을 묘사하려 할 때 글쓰는 이는 대상의 모습을 정확하고도 풍부하게 묘사함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생생하게 대상을 재현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묘사는 이런 의미에서 그림과 매우 유사하다.    묘사는 일반적으로 실용적 묘사와 심미적 묘사로 구분된다.  실용적 묘사는 대상에 관해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설명적(또는 정보적) 묘사인 반면, 심미적 묘사는 대상을 느끼게 해주는 공감적(또는 정서 유발적) 묘사이다. 전자가 우리에게 대상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 한다면, 후자는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생생한 체험의 느낌을 제공해준다.  우선 실용적 묘사에는 한 사람의 신상 기록, 복잡한 기계 구조의 객관적 분석, 생물의 생태에 관한 관찰 등이 포함된다.   심미적 묘사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인상 깊게 기술함으로써 실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법이다. 심미적 묘사는 실용적 묘사와는 달리 독자의 감흥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상적인 생기와 정서적 감동이다. 심미적 묘사는 외계 사물이 우리의 감각 기관에 주는 인상을 전달한다. ‘사과는 빨갛다’, ‘벽돌의 표면은 깔깔하다’, ‘꽃에서는 향기가 난다’ 같은 식의 간단한 표현들도 묘사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묘사는 너무나 일반적이고 평범하여 우리에게 실감을 주지 못한다. 심미적 묘사를 위해서는 우선 대상의 특징을 포착할 수 있는 예리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그 관찰을 세련되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하고도 정확한 낱말을 선택하고, 그것이 지닌 바 풍부한 암시성과 개성이 독자들에게 심미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묘사를 위해서는 우선 일정한 관점과 태도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묘사는 관찰자에게 강하게 다가오는 지배적 인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지배적 인상이라는 것은 외적 대상 그 자체에서 비롯되기보다는 관찰자의 관점과 태도, 개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묘사의 성패는 이 지배적 인상을 중심으로 얼마나 치밀하고 생생하고 일관성 있게 묘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일한 풍경이나 사물도 관점과 태도, 또는 목적에 따라 다르게 묘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집을 바라볼 때 건축업자나 부동산업자가 바라보는 태도와 화가나 시인이 바라보는 태도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 대상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인상과 체험을 가져다준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해 묘사하려 할 때 시점과 태도에 따라 그 대상이 던지는 지배적 인상에는 차이가 생기고, 이러한 차이는 다시 관찰자의 의식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 그러므로 묘사에서 글쓰는 이가 주관적인 판단이나 해석을 내리지 않더라도 이미 그가 선택한 관점과 태도 속에는 대상에 대한 심미적 판단이나 해석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또한 묘사를 위해서는 세부 사실에 대한 정확한 선택이 중요하다.  어떤 세부 사실들을 취급할 것이며, 대상의 명료하고 생생한 심상들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실제 생활의 세부 사실들을 글 속에서 모두 다를 수는 없다. 한 사람의 얼굴이나 한 그루의 나무가 보여주는 모든 세부 사실들을 일일이 열거한다는 것은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일이다. 대상의 모든 세부를 잡다하게 나열하는 것은 오히려 묘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산만하게 할 뿐이다.   출처: 한양대학교 교양국어교육위원회, 『글이 삶이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7, 142~148쪽.  
서사
서사의 정의 및 종류서사(narrative)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펼쳐지는 행동이나 사건을 글로 엮어 나타내는 전개 방식이다.  서사에서는 행위의 주체와 대상, 동기와 목적, 행위가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가 드러나야 한다. 묘사가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보여주는 것이라면, 서사는 하나의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움직이는 과정, 특히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들은 인과관계에 따른 내적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 사건, 역사적 사실, 신문이나 잡지의 사건 기사, 소설 등에서 흔히 서사를 사용한다.   서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설명이나 묘사가 곁들여진다.  실제 글을 쓸 때 오로지 사건이나 행동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데 그치고 마는 경우란 거의 없다. 대부분 서사의 과정에서 설명을 곁들여 사건의 의미를 표출하거나 행동자의 인물 됨됨이를 직접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한 편의 글 가운데 서사와 설명, 묘사는 한데 섞여서 사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서사에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실용적 서사와, 정서적 생활 추구와 예술적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심미적 서사가 있다.   흔히 육하원칙이라고 말하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여섯 가지 요소는 효과적인 서사를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인데, 특히 실용적이고 생활적인 서사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서사에서는 인물과 행동, 전개과정과 의미가 강조된다. 서사의 대상은 읽는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거나 일상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이 좋다.   실용적이고 생활적인 서사문의 경우 육하원칙에 맞게 이야기를 전개하면 별 무리가 없지만, 보다 심미적인 서사문을 쓰려고 하는 경우는 단순히 육하원칙에 맞게 해서는 큰 감흥을 줄 수 없다. 심미적인 서사문의 대표격인 소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거기에는 육하원칙만으로는 밝힐 수 없는 더 세련되고 복잡한 구조가 있다. 바로 플롯이다.    서사를 이루는 인물, 행동, 배경 같은 요소들을 이끌어나가는 구조를 플롯이라고 한다. 단순한 이야기와 플롯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왕이 있었다. 왕비가 있었다. 왕이 죽고 나서 왕비도 죽었다.” 두 가지 사건에 대한 간단한 해설, 이것이 이야기이다. 그러나 첫째 장면(왕의 죽음)과 둘째 장면(왕비)을 연결 짓고, 한 행동을 다른 행동의 결과로 만들면 플롯이 된다. “어떤 왕이 있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왕비가 있었다. 왕이 죽자, 그 슬픔을 못 이겨 왕비도 죽었다.”라고 하면, 행동과 행동 사이에 인과관계가 설정되어 비로소 하나의 플롯을 지향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 한양대학교 교양국어교육위원회, 『글이 삶이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7, 149~152쪽.  
논증과 설득
논증의 정의 및 종류  논증은 사실이나 사물에 대해 자기 나름의 견해나 주장을 내세우고 이를 합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전개방식이다.  어떤 사물이나 문제에 대해 풀이함으로써 독자를 이해시키는 설명과 달리, 논증은 자기의 독자적인 견해에 대해 근거를 밝혀 독자를 설득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교’에 관하여 글을 쓸 때, 설명은 종교란 어떤 것이며, 어떤 종교들이 있으며, 종교는 어떻게 믿는 것인가를 풀이하여 독자를 이해시키는 데 주목적을 둔다. 이와는 달리, 논증에서는 그러한 풀이에 그치지 않고, ‘사람은 왜 종교를 믿어야 하는가’, ‘종교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따위와 같이 자기 나름의 견해를 내세우고 그 근거를 조리 있게 밝혀 줌으로써 독자의 동의를 얻고자 한다.   논증을 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에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것은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밝힐 줄 아는 비판적 안목이다. 세상의 일이나 대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없으면, 스스로 주장할 그 무엇을 찾기가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거기에 바탕을 둔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과 건설적인 대안의 마련도 필요하다.   논증은 크게 연역법와 귀납법으로 나눈다. 연역법은 일반적인 명제를 토대로 특정한 개별명제를 유도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다. 이때 일반적인 명제는 전제가 되고 이를 토대로 도출해 낸 개별명제는 결론이 된다. 연역법에서는 전제와 결론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가 성립한다. 전제가 참이면 결론도 필연적으로 참이게 마련이며, 전제를 승인하면 결론도 승인 하지 않을 수 없다.   귀납법은 연역법과 반대로 개별명제를 전제로 하여 일반명제를 추론해 내는 문장 전개의 방식이다. 이때 주제문은 일반명제로서 대부분의 경우 그 글의 결론에 해당하며,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논거를 토대로 하여 유도되어야 한다. 귀납법이 경험적 사실에서 일반적 원리를 도출해 내는 방식이므로, 가급적 많은 사례의 분석을 토대로 도출된 결론이라야 그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증에서 주의할 것은 다음과 같다.  논리적 오류는 연역법이나 귀납법에서 모두 생길 수 있다.   연역법에서는 대전제(일반명제)와 결론(개별명제)을 연결하는 공통분모가 적절하지 못할 경우에는 논리의 오류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용어가 모호한 경우, 논리의 비약이 지나치거나 문제의 핵심이 망각되는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귀납법은 개별 사실의 충분한 검증을 토대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귀납법에서 이러한 검증을 소홀히 하게 되면 무리한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이러한 오류를 귀납적 비약이라고 한다. 귀납적 비약에 빠지지 않으려면 특히 다음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관련된 사례를 되도록 많이 살펴야 하고, 또 검증된 사례가 전형성이 있는지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논리적 오류들은 단지 머릿속의 잘못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사회에 커다란 무리를 일으키는 예가 많다. 논리나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논술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그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고, 결국 삶에 바탕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논거의 제시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원인과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주장하고자 해도, 그것이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면 충분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필요한 과정을 거쳐서 하나의 주장을 내세웠더라도 독자가 그 주장을 정당하다고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논거란 바로 필자의 판단을 지지하는 사실, 이유, 원인 등의 타당한 근거를 말한다.  논거에는 사실 논거와 소견 논거의 두 가지가 있다.  사실논거란 사실과 실제로 부합됨을 보여주는 논거이고, 소견 논거는 사실로 인정 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를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견해가 옳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주장하고 반박하기   글에는 객관적인 사실과 지식이 담길 수 있고, 주관적인 가치 판단이나 느낌이 담길 수 있다. 사실, 지식, 느낌과 가치 판단을 중심으로 한 본인의 ‘주장이나 의견’을 담은 글이 있다. 본인의 견해를 주장하는 글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그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형식인 칼럼에 대해 살펴보자.   칼럼은 주로 시사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그 문제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다.  대개 필자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을 담아 독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고자 쓴 글이므로 반드시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고, 다만 논조의 같고 다름만을 말할 수 있는 글이기도하다. 일반적으로 칼럼은 특정 분야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에는 각계의 권위자, 대학교수나 연구소 연구원 등 전문가는 물론 대학생 정도의 지성인이나 전문인이면 누구나 칼럼을 쓸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해도 칼럼은 전문가적인 글쓰기이다.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되 본인의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일관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칼럼에서 다룰 대상을 선정해야한다. 당시 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거나 올바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선택하되 우선 큰 틀에서 대상이 되는 사건이나 문제만을 먼저 정한다.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묻지마’ 살인 사건, 어린 아이들의 죽음과 부모의 폭력, 광화문 소녀상의 철거를 둘러싼 갈등 등의 문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문제에 대해 말하며 자기의 생각을 표현한다고 하자. 다룰 주제는 ‘증오 표현과 차별 또는 폭력’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그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자료를 찾아 정리하여 관점을 정한 후 주제를 확정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쓰기 전에 입장이 확고히 서지 않으면 글이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려 자기의 의도와 전혀 다른 글이 되어버리는 수까지 있다. 다양한 부분에서 자료를 찾아 정리하되, 다룰 대상에 따라 필요한 조사 내용이 다소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한다. 주제를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증오표현과 차별의 실태’라고 잡았다 고 하면, 위의 세 사례를 둘러싼 구체적인 자료들을 찾아야하고, 강조점에 따라서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주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비판적인 사고를 견지하고 나의 가치관을 정립하며 특정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하여 이를 글로 나타낼 때, 무조건 본인 위주의 주장을 드러내기만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독자가 인정하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장을 전개 할 때는 반론의 여지가 있는 부분까지 미리 생각하여 논박함으로써 독자를 설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료를 모을 때 이런 것까지 생각하며 충실하게 수집하여 분석한 후에 글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근대 미술가의 고택’을 보존하겠다는 당국에 맞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 한 사건에 대한 본인의 주장을 쓴다고 가정 해보자. 이때 주민들의 입장은 물론 당국의 입장, 문화재 전문가의 입장, 해당 문화재나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인 조건까지 고루 살펴보아야 한다. ‘주민들과 당국의 갈등’ 외에 다른 정황이 있다면 무엇인지 살펴보고, 반론의 여지를 미리 차단해야 알맞은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장하는 글이라고 하면 본인의 주장을 이해시키고 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쓸 수도 있다. 학과의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반박 토론이나, 패널 토론 등을 떠올리면 좋다. 이때 반박은 논리적인 허점, 사실 관계의 오류, 전개 방식의 비약이나 타당성을 짚는 것이다. 반박에는 반대뿐 아니라 논지를 확장 할 수 있는 제언이나 논리의 긍정적인 면에 대한 동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명심해야 한다. 제언이나 동의를 전제로 할 때, 반박하는 지점의 논지가 더욱 날카로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한양대학교 교양국어교육위원회, 『글이 삶이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7, 157~163, 262~264쪽.